추적 사건25시

서민들, 불황에 보험도 깬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강용근 작성일 15-11-13 19:54

본문

서민들, 불황에 보험도 깬다 


출구 없는 터널과 같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험상품을 해지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보험의 경우 '해약하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주요 금융상품 중 가장 마지막에 손을 대는 상품군으로 분류되지만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형편이 손해 보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13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보험사들이 계약해지 등을 이유로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23,36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3,781억원과 비교해 1조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보험해약 건수도 올 들어서만 301만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2만건보다 크게 늘었으며 보험상품 1건당 해지환급금 평균액도 지난해 403만원에서 올해 409만원으로 증가했다. 

손해보험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7월까지 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58,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036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손보 업계의 월평균 해약환급금 규모가 8,300억가량으로 8월까지 66,000억원이 지급됐다고 추산하면 보험 업계 전체 해약 규모는 19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보험 가입유지율 또한 자연스레 줄고 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올 상반기 53.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으며 손보사 상품 또한 평균 유지율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진 45.6%에 그쳤다. 보험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10년을 못 채우고 중간에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dew1.jpg 


문제는 이 같은 보험 해지가 서민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 영업점 등에 물어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보험 해지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반면 자산가들의 경우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보험상품 가입 문의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수익 감소 등에 직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248,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대출금을 갚기 위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이도 덩달아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고금리 약관대출 판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의 약관대출금리는 평균 5% 내외로 2%대 후반에 불과한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3%대까지 떨어진 은행 신용대출보다도 금리가 높다. 결국 1금융권 이용이 제한적인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약관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기보다 보험계약 해지를 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생보사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올 초 40985억원에서 5397,685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등 고객들이 보험사 약관대출을 기피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약관대출기간에도 수익률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높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간에 해지할 경우 추가 수익은커녕 원금의 절반밖에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폐가 있어 보인다""서민들의 보험 해지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약관대출금리 인하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강용근 기자

주요사건

주요사건
  • 태안 화력발전소, 강릉 원룸 화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찬 기온이 대기와 섞여 우기가 적어지는 겨울, 거친 바람이 많이 불다보니 매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화재들이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9일 오후…

  • 곽상도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관련 첫…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에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가장,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곽상도…

  • 광주은행, 완벽한 내부시스템에도 횡령사건 발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돈을 만지는 곳에서는 돈의 횡령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근간에도 지방은행에서 횡령사건이 지역뉴스 거리가 되고 있다.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지역개발 관…

  • 내란 특검, 황 전 총리 전격 체포·영장 청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2일 내란특검에 따르면 내란 선동 혐의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자택에서 체포 연행했다.황 전 총리는 지난해 계엄 당시 온라인상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

시사종합

Total 5,207건 404 페이지

주요사건

주요사건
  • 10대 시절 과오로 은퇴한 배우 조진웅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0대 소년 시절의 과오로 은퇴하고 사회적 이슈가 된 배우가 있다.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24년에 서울국제영화대상을 수상하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

  • 민주, 추경호 구속심사에 대응 전략 질주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심사가 내달 2일로 확정됐다.더불어민주당은 2가지 전략으로 심사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알려…

  • 응급환자 구급차 병원 못구해 1시간 지체하다 환자 사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부산 모 고교 학생의 응급 환자 대처 사건을 부산시와 공조해 전체적으로 사건의 전말과 문제점을 조사하기로 했다.내용은 아침 이…

  • 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18명·18억 상당 수색 압수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국세청이 국세와 지방세 등을 악의적으로 내지않은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작성, 지자체와 합동으로 대응책을 논의,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수색을 벌여 현금 5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