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25시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엔저 끝 시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전재표 작성일 15-06-10 21:04

본문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엔저 끝 시사

“엔화 값이 더 떨어지기는 어려워보인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10일 낮 12시30분께 의회에서 한 발언이다. 더 이상 엔저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단순 환율을 기준으로 한 말은 아니다. "실질실효환율(REER)을 기준으로”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구로다 발언은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라고 미국계 금융그룹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 외환시장 투자전략가가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실제 구로다의 발언이 전해진 순간 서울 외환시장에선 엔화(100엔) 대비 원화 값이 900원 선에서 907원 선까지 떨어졌다. 엔화 값 상승이다. 달러 등과 견준 엔화 값도 빠르게 상승했다.

f3704efc90f0b1fcbe43f0f09d76ccd15b15d.jpg 
블룸버그는 “엔저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속속 계약을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한때 2만250선까지 오르다 2만40대까지 떨어졌다. 구로다의 이날 발언은 우발적으로 나온 게 아니다. 의회에 출석해 공식적으로 경제 진단과 통화정책을 설명하는 와중에 나왔다. 그는 “실질실효환율 기준 엔화 값이 이미 아주 낮은 상태”라며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2008년9월15일)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구로다는 “실물 경제가 회복 추세”라며 “물가가 연 2%까지 오를 때까지 양적 완화(QE)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QE의 추가 확대를 직간접적으로 시사하지는 않았다. 그는 “엔화 가격은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구로다가 이날처럼 또렷하게 ‘엔화 값이 아주 낮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기는 2013년 3월 BOJ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여태껏 “엔저는 QE의 목표가 아니다”라고만 말해왔다. 이런 그의 입에서 ‘엔저 이제 그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정책 선회로 읽히기 충분하다.
게다가 구로다의 전 자문인 이토 다카토시(伊藤隆敏) 미 컬럼비아대 교수(전 일 재무부 차관보)가 이틀 전인 8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사전에 구로다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이 똑같은 말을 했다. 이토는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엔화 가치는 지난 40여 년간 평균치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며 “엔화 값이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져 더 내려간다고 상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라다 유타카(原田泰) BOJ 통화정책위원도 이날 "일본 실물 경제를 나쁘게 한 엔고가 이제 거의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토는 일본 최고의 통화정책 이론가다. BOJ가 물가 상승 목표를 2%로 정해 선언하고 통화정책을 펴는 현재 전략을 최초로 제시했다. 하라다 위원은 와세다대 교수시절 "돈을 공격적으로 풀면 디플레이션이 해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인물이다. BOJ 내부에서 '구로다 사단'의 일원으로 통한다. 구로다의 우군이 BOJ 안팎에서 먼저 북을 울려 준 셈이다. 톰슨로이터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달러 상세를 우려했다”며 “오바마와 구로다 발언이 상승 작용할 가능성이 커 상당 기간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로다의 발언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 미쓰비시UFJ 외환시장 전략가인 우에노 다이사쿠는“BOJQE를 중단하지 않는 한 엔화 값이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변수다. 미 금리가 인상되면 엔화 값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

전재표 기자

주요사건

주요사건
  • 태안 화력발전소, 강릉 원룸 화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찬 기온이 대기와 섞여 우기가 적어지는 겨울, 거친 바람이 많이 불다보니 매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화재들이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9일 오후…

  • 곽상도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관련 첫…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에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가장,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곽상도…

  • 광주은행, 완벽한 내부시스템에도 횡령사건 발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돈을 만지는 곳에서는 돈의 횡령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근간에도 지방은행에서 횡령사건이 지역뉴스 거리가 되고 있다.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지역개발 관…

  • 내란 특검, 황 전 총리 전격 체포·영장 청구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2일 내란특검에 따르면 내란 선동 혐의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자택에서 체포 연행했다.황 전 총리는 지난해 계엄 당시 온라인상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

시사종합

Total 5,207건 457 페이지

주요사건

주요사건
  • 10대 시절 과오로 은퇴한 배우 조진웅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10대 소년 시절의 과오로 은퇴하고 사회적 이슈가 된 배우가 있다.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24년에 서울국제영화대상을 수상하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

  • 민주, 추경호 구속심사에 대응 전략 질주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심사가 내달 2일로 확정됐다.더불어민주당은 2가지 전략으로 심사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알려…

  • 응급환자 구급차 병원 못구해 1시간 지체하다 환자 사망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부산 모 고교 학생의 응급 환자 대처 사건을 부산시와 공조해 전체적으로 사건의 전말과 문제점을 조사하기로 했다.내용은 아침 이…

  • 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18명·18억 상당 수색 압수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국세청이 국세와 지방세 등을 악의적으로 내지않은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작성, 지자체와 합동으로 대응책을 논의,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수색을 벌여 현금 5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