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검찰수사 "나에게 물어라" 정면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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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8-01-17 20:50 조회1,1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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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찰수사 "나에게 물어라" 정면반발

오후 530분쯤 원고지 5매 분량으로 입장문 발표

직접 나선 것 처음수사 유감표명·강력 항의성격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죄어오는 검찰수사에 대해 입장문을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등 자신의 측근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짜맞추기 수사로 괴롭힐 게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어라"고 밝혔다. MB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이날 새벽 검찰에 구속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발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근 수사로 인해 검찰의 칼끝이 이제 이 전 대통령을 향하자 검찰 수사에 공식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적극 반격 태세에 나설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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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3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사전에 준비한 원고지 5매 분량의 짧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이 전 대통령은 "매우 송구스럽고 참담"하다며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또 그는 정부여당의 '적폐청산'에 대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측근인사들에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라며 "더이상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게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감기로 인해 중간중간 '기침'을 하면서도 되도록 차분한 어조로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다만 자신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하듯 표정에선 결기가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기자회견 형식으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폐청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지난해 1112일 바레인 출국 전 인천공항, 1218일 트리플크라운데이(19, 이 전 대통령 생일, 결혼기념일, 2007년 대선 승리일) 행사 자리 등에서 짧은 소회 형태로 밝힌 적은 있으나 기자들을 불러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핵심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한풀이 수사'라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의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린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여권의 적폐청산 수사가 정치적 의도 하에서 진행되는 부당한 수사라는 주장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수세에 몰린 보수진영을 결집해 '방어벽'을 쌓아보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자신이 현 상황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상당히 엄중한 톤으로 "재임 중에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 제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어차피 이번 수사는 처음부터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부하'들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보스'인 자신을 직접 겨냥하라는 의미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 같은 입장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통령은 핵심 측근인 김 전 기획관이 구속되는 것을 보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오늘 아침 이 전 대통령이 성명서 발표를 준비하도록 지시했고, 참모진들이 모처에서 모여 대책 회의를 했다"며 "마지막은 이 전 대통령께서 직접 원고를 다듬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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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이 이같이 직접 나선 까닭은 측근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검찰의 수사도 압축돼 오는 상황에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측근 인사들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최근 사무실 등지에서 잇따라 긴급 회의를 갖는 등 대응 방안을 숙의해 왔다. 이날 오전에도 모처에서 참모진 20여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긴급회의 자리에서는 "검찰의 수사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성토와 함께 위기감이 감돈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힘으로써 현 정부가 정치보복성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호소하는 한편, 강력 대응의사를 피력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각종 의혹에 정면돌파를 택한 만큼, 앞으로 양측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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