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등 은행권 겨울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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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21 08:27 조회1,4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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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등 은행권 겨울 칼바람 


은행권에서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인력감축이 연이을 전망이다. 시발점은 한국 SC(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SC은행은 만 40세 이상으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27일 사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SC은행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인 은행들도 곧 희망퇴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대규모 인력 감축은 '()임금 저()수익'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은행이 예대마진이나 수수료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인력 감축이라는 단기 처방에만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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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C은행은 이번 희망퇴직으로 직원 1000명 이상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직원(5182) 20%에 달하는 규모이다. 일각에서는 30% 감축을 목표로 잡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대규모 감원은 영국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이달 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8년까지 총 150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는 자구 계획안을 발표했다. 

한국 SC은행의 희망퇴직 조건은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월 고정급 기준)을 근속 기간에 따라 32~60개월분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여기에다 자녀 학자금을 자녀 1인당 1000만원씩, 최대 2명까지 지원하고, 재취업 또는 창업 지원금으로 2000만원을 별도 지급할 계획이다. 조건이 나쁘지 않아 직원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 가운데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자는 2500여 명이다. 

대규모 감원 계획이 발표되자, SC은행에서는 "눈물의 비디오 2편을 찍게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SC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4000여 명이 퇴직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어쩔 수 없이 은행을 떠나게 된 제일은행 직원이 구조조정 상황을 담은 비디오를 제작했고, 이 비디오는 '눈물의 비디오'라고 불리며 외환위기로 고통받던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대규모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르면 올해 말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 5월 희망퇴직을 한 KB국민은행 직원은 전체(2500)5%가량 되는 1122명이었다. 또한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도 임금피크제를 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은행권에서 임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을 잇따라 반납하고, 급기야 감원 카드까지 꺼낸 것은 더 이상 '고비용, 저수익' 구조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은행원들의 생산성은 반토막 났는데, 급여는 계속 올라가고 있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몇 년에 한 번꼴로 막대한 비용을 치르며 희망퇴직 형태로 인력 감축을 시행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데,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이 오면서 더 이상 예대금리로 먹고사는 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수익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SC은행은 순이자마진(NIM)1.64%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26%포인트 하락했다. 수익 구조 개편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더 이상 은행들이 단기 처방에만 그치지 말고 수익 구조 다각화와 비이자이익을 늘릴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아 보인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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