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불황형 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감소한 결과

페이지 정보

경제팀 작성일16-02-01 11:46 조회803회 댓글0건

본문

우리경제 '불황형 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감소한 결과 


작년 우리경제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그 내용과 배경을 살펴보면 경상흑자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활발한 투자와 제조로 수출이 늘어서 생긴 흑자가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해 생긴 결과이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 전체로 보면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컸고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까지 적자폭이 커진데다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어 긍정적이지 않은 모습이 확산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kejh.jpg 

유가급락에 수입감소로 생긴 흑자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1596천만 달러로 2014(8437천만 달러)보다 25.6% 늘며 1980년 한은의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수출은 5489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5% 줄었는데 수입은 42856천만 달러로 18.2% 감소했다. 경상흑자가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라는 의미다. 수입 감소는 유가 하락으로 수입 금액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수입 물량 증가율도 전년대비 하락해 세계 교역 감소에 따른 투자와 생산 부진을 보여줬다. 

작년 수입물량은 전년대비 3.3% 증가했는데 이는 2014년 증가율 4.6%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수출 물량 증가율도 20144.3%에서 작년 2.5%로 둔화됐고 수입물량 증가율보다 낮았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통관기준)도 작년 같은 달보다 18.5%나 줄어 20098(-20.9%) 이후 6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암울한 모습은 상품 수지뿐이 아니다. 작년 서비스 수지는 1571천만 달러 적자를 냈는데 이는 2014년의 적자규모 368천만 달러의 4배를 넘는 수준이다. 

메르스 사태 타격에다 해외 여행 증가로 인해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14(536천만 달러)2배 수준인 967천만 달러로 늘었다. 국제 교역 감소와 경기 부진으로 해운 업황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운송 수지 흑자는 2014(619천만 달러)의 반토막 수준(302천만달러)으로 줄었다. 건설수지도 20141529천만 달러 흑자에서 1049천만 달러 흑자로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경상수지 흑자의 배경에 대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었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해외여행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졌으며 건설과 운송 등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흑자 

이런 작년 경상수지 흑자의 원인과 배경 때문에 '불황형 흑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경상수지 상황을 '불황형'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현 경기상황을 '불황'으로 규정할 수 없는데다 유가 하락 때문에 수출입 금액이 감소했을 뿐 물량이 줄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입 감소의 1차 요인이 유가이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로 설명하기엔 적절하지 않으며 정확한 표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188억 달러 줄고 수입이 544억 달러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356억 달러를 제외하면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703억 달러이고 이는 2014년의 경상수지 흑자 844억 달러보다 143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경기상황에서 수입의 큰 폭 감소는 결국 투자와 생산 부진이 반영된 결과이고 수출 감소로 이어지므로 국가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더구나 수출입 물량이 아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도 가격이 내려가면 수입물량이 더 많이 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물량이 늘었다는 한 측면만 보고 안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1천억 달러의 경상흑자는 대단한 규모이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시기에 가장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도 세계경제 둔화로 유효수요가 줄면서 교역감소, 수출국의 투자·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흐름에 묶여 있으므로 불황형 흑자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제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