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홈플러스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 사들여

페이지 정보

엄원지 작성일15-09-08 12:21 조회1,491회 댓글0건

본문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60억달러(72000억원)에 사들여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60억달러(72000억원)에 영국 테스코로부터 사들였다. 테스코는 16년 만에 한국에서 5조원대의 차익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국내 유통업계는 향후 경쟁 심화와 업계 재편 같은 지각(地殼)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7일 홍콩에서 테스코와 홈플러스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인수대금은 60억달러이다. 지분 인수에 49억달러(58000억원)를 지급하고, 홈플러스가 갖고 있는 차입금 11억달러(14000억원)MBK파트너스가 대신 떠안는 방식이다. 당초 테스코는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해 13000억원 규모의 선()배당 실시를 검토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철회하는 대신 부채 양도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jge.jpg  


이번 인수 금액은 국내 기업 인수 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지금까지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옛 LG카드를 인수할 때 쓴 66765억원이 가장 컸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2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의 선도 기업으로서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는 우량 기업이며 미래 성장 전망 역시 밝다""홈플러스 직원은 물론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및 기타 이해 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사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이번 매각을 통해 적잖은 매각 차익을 챙긴다. 1990년대 말 삼성그룹과 합작해 국내 유통 시장에 진출한 테스코는 이후 주식 매입과 증자 등을 통해 약 1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이미 회수한 상태이다. 홈플러스는 테스코홀딩스의 금융 계열사인 체스헌트오버시즈에서 수조()(현재 19000억원)을 빌린 뒤 지금까지 8000~9000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테스코는 또 상표사용료와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2000억원 정도를 받아갔다. 이번 매각으로 받는 대금까지 합치면 한국 시장에서 5조원 이상의 이익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환위기 때 론스타가 외환은행·스타타워 등을 팔아 남긴 차익(5조원)을 웃도는 규모이다 


우리나라가 영국과 맺고 있는 조세조약에 따르면 테스코는 한국에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 조세조약은 주식 소유자의 거주지 정부가 양도 차익에 대해 과세하게 돼 있어, 본사가 영국인 테스코는 영국 정부에 양도소득세를 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매각과 관련된 세부 신고 내역을 보고 과세 가능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계에는 상당한 충격과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MBK파트너스 같은 사모(私募) 펀드는 기업 인수 후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실적을 높이는 데 역량을 총동원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모 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200918억달러를 주고 오비맥주를 인수했다가 5년 뒤인 작년 1AB인베브에 58억달러에 팔았다. 3.2배 비싼 값에 매각했는데 가장 큰 일등공신은 시장점유율이었다. KKR은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60% 이상까지 끌어올려 맥주 시장 2위였던 오비맥주를 1위로 만들었다 


MBK파트너스가 20131월 인수했다가 최근 매물로 내놓은 코웨이도 인수한 뒤 2년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6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소폭 줄었다. 즉 사모펀드들은 5년 이내 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대신 5~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지휘를 받는 홈플러스도 상품 가격을 급격히 내리는 식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특성상 가장 빨리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가격 인하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른 대형마트들의 연쇄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분할 매각 가능성이다. 사모펀드는 펀드 가입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산 기업을 5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다시 매각한다. 홈플러스 매입을 검토했다가 가격이 비싸 철회한 오리온·현대백화점 같은 기업들이 분할 매각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엄원지 대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