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두번의 특사도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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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4-20 23:5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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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정부 시절 2차 사면(2007년 12월)을 받기 4개월 전 대통령 정무특보 등 여권 인사들과 베트남을 함께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이 당시 여권 인사들과도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는 정황으로, 사면 로비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20일 경남기업 등에 따르면 2007년 8월 있었던 베트남 하노이랜드마크타워 기공식에는 성 전 회장을 비롯해 박양수 당시 대통령 정무특보, 이용희 국회부의장, 권선택 국민중심당 의원(현 대전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는 이진구 의원이 동행했다.
당시 성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2심 재판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성 전 회장은 같은 해 11월 2심 재판에서 역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뒤 한 달 후에 사면된다. 2005년 한 차례를 사면을 받은 후 노무현정부에서만 두 번째 사면이었다. 현재 새누리당 등에서는 성 전 회장이 당시 여권으로부터 사면 언질을 받고 상고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 전 회장의 사면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 4개월 전 청와대 관계자를 비롯한 여권 인사를 대동한 채 해외로 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 전 특보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특보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시 기공식에 베트남 측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해 우리 정부 쪽 인사가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이 와서 가게 된 것”이라며 “함께 간 의원들과 모두 비용을 각자 계산했으며 성 전 회장과는 그 전후로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박양수는 누구?
박 전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출신으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열린우리당 사무처장,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박 전 특보는 지난 2012년 정국교 전 민주당 의원에게 사면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박양수
박양수 특보가 2007년 8월 베트남으로 간 까닭은?
2007년 8월 있었던 경남기업의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타워 기공식에는 성완종 전 회장을 비롯해 박양수 대통령 정무특보, 이용희 국회부의장, 권선택 국민중심당 의원(현 대전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당시 성완종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2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성완종 전 회장은 얼마 뒤인 11월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뒤 한 달 후에 특별사면된다. 2005년 한 차례를 사면을 받은 후 노무현 정권 내에서만 두 번째 사면이었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베트남 '랜드마크72'
현재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성완종 전 회장이 당시 여권으로부터 사면 언질을 받고 상고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과 2년 사이에 벌어진 두 번의 기소와 두 번의 특별사면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문재인 대표는 성완종 전 회장이 사면을 받을 당시인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 2007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심지어 같은 진영 내에서도 "성완종 특별사면은 문재인 작품"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수억원 이상이 오간 것으로 알려진 리스트 의혹으로 미뤄볼 때, 문재인 대표 측이 두 번의 특별사면의 대가로 성완종 전 회장에게 수십억 이상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이에 '친노(親盧) 비리 게이트'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당시 급격히 성장한 성완종과 경남기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동남아의 떠오르는 용(龍)으로 불리던 베트남을 중요한 외교 대상국 중 하나로 생각했다. 2004년 10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자원외교에 방점을 두고 인프라 건설사업과 기간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을 강하게 추진했다. 당시 베트남 방문에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장 외에 포스코 이구택 회장, SK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 최재국 사장, 한화 이순종 부회장, LG 전자 박문화 사장, KT 이용경 사장, 하나은행 김승유 은행장 등 굵직한 기업인들이 동행했다.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권 시절 급격히 성장했다. 노무현 정권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자 성완종 전 회장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세울 계획을 세웠다. 그 빌딩이 바로 성완종 전 회장의 야심작인 '랜드마크72'다. '랜드마크72'는 63빌딩보다 무려 100m나 높다. 건물 높이 346m, 지상 72층 규모로 연면적이 60만 8946㎡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자 연면적도 가장 큰 빌딩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된 건물이기도 하다. 성완종 전 회장은 이 빌딩 건립을 계기로 경남기업 왕국을 꿈꿨다. 들인 돈만 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 사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던 2004년부터 급물살을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잘 나가던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조3,000억원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수많은 이들이 성완종 전 회장과 노무현 정권 간의 은밀하고 끈적했던 관계를 의심하는 이유다. 성완종 전 회장은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이곳을 찾을 만큼 애착을 보였다. 여야를 넘나드는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도 '랜드마크72'를 다녀갔다. 지난해 추석에는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부부가 이곳에서 성완종 전 회장과 만찬을 즐기며 휴가를 함께 보냈고, 2013년 대통령 베트남 순방 기간에는 경제사절단 79명이 단체로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