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300㎜폭우, 사망 4명 실종 2명 이재민 517명, 피해 눈덩이<2>
페이지 정보
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7-17 18:14본문
충북, 300㎜폭우, 사망 4명 실종 2명 이재민 517명, 피해 눈덩이<2>
폭우속 '사투' 도로보수원 사망
한편, 지난 16일 최고 300㎜의 폭우가 쏟아진 청주에서 피해 복구 작업을 하던 50대 도로보수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도로보수원 박모(50)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 20분께 청주시 오창읍의 오창사거리에서 폭우로 파손된 도로 보수작업을 마치고, 작업 차량에서 쉬고 있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직원들과 인근에 있던 경찰관 등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근경색으로 끝내 숨졌다. 박씨는 이날 오전 6시 비상소집령이 내려져 출근했다.
청주에 시간당 90㎜의 폭우가 쏟아지던 오전 7시 20분께 청주시 내수읍 묵방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 출동해 양수작업을 했다. 작업이 늦어지면서 점심도 먹지 못 한 채 지하차도의 물을 빼느라 녹초가 된 상태에서 오후 5시를 넘어 도로사업소로 복귀해 간신히 요기를 했다. 그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또다시 오창으로 출동해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그는 2001년부터 도로관리사업소 도로보수원으로 근무하며 차선도색 등의 일했다. 그러나 그는 무기계약직인 탓에 공무원법에 따른 공상처리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관리사업소는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가입한 단체보험을 통한 산재보험과 사망위로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유족으로 여중생인 딸과 어머니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동료 조모씨는 "어제 워낙 많은 비가 내리고, 피해지역도 많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계속 작업을 했다"며 "박씨가 오창에서 작업을 마친 뒤 차량 의자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했다. 조씨는 "박씨는 평소 성실하게 일을 해 동료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폭우로 보수해야 할 도로가 너무 많아 숨진 동료의 조문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주 폭우피해는 人災”-무예방·무대책·무대응“
“이번 피해에는 인재(人災)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어요.” 1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주민들은 저마다 불만을 토해냈다. 물에 젖은 물품들을 집 밖으로 꺼내놓으며 주민들은 피해가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안회경씨(64·여)는 “30년 넘게 이 곳에 살면서 이렇게까지 피해를 입은 것은 처음”이라며 “20여년 전 큰 비가 왔을 때도 발목 정도까지 물이 찼지만, 금방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반대에도 우수저류시설을 만들더니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진 것 같다”며 “장마철 전 시에서 하수도 청소를 했는데 올해에는 그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 역시 “우수저류시설이 없을 때에도 이렇게까지 피해는 없었다”며 “제구실을 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시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주민 불만도 잇따랐다. 이명우씨(47)는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컸지만, 누가 와서 보거나 그런 것도 없었다”며 “구청 공무원이 차를 타고 한 번 둘러보고 갔다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전화를 해봤지만, 돌리기만 하고 그러다보니 끊겼다”고 덧붙였다. 전병호씨(52)는 “재난 매뉴얼이 전혀 없다”며 “물이 들어차는데 대피하라는 말도 없었고 피해 현황 조사도 없어 지금 피해 주민들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민들에게 처음 지급된 것이 수세미와 세재였다”며 “이재민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물과 음식, 이불 등이 지급됐고 그 마저도 일일이 요구한 뒤에야 받았다”고 원망 섞인 말을 쏟아냈다. 최종근씨(60)는 “물이 들어차는데 대피하라는 말도, 어디로 가야한다는 말도 없었다”며 “지금 주위를 봐도 공무원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에는 지난 16일 290㎜의 비가 내리면서 침수와 인명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