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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세월호 ‘새누리당’, 남경필, 김용태 선도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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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1-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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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세월호 새누리당’, 남경필, 김용태 선도탈당

새누리당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의 핵심축이었던 이들이 이탈하면서 '탈당 도미노'가 이어질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경필 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결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낼 것"이라며 "그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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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새누리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무엇보다 먼저 헌정질서 복원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탈당을 계기로 보수의 분열은 기정사실이 됐다. 더욱이 남 지사와 김 의원이 탈당 후 창당을 암시하면서 '보수 새판짜기'가 시작되는 듯한 모습이다. 비주류에서 추가 이탈이 이어지고 원외에서 중량감있는 인사들이 합세할 경우 여권발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주류 연쇄 탈당?김무성·정병국 등 전망

새누리당 비주류에선 아직 탈당을 공식 선언하지 않았으나 탈당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우선 거론된다. 그는 지난 15일 이정현 대표 체제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 대표 사퇴가 순리이나, 이 순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탈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김 전 대표는 남경필·김용태 탈당 선언이 있던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김영삼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남 지사가 창당한 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건 지금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비주류 중진인 정병국 의원도 탈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의원은 남경필 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남원정'으로 불리며 원조쇄신파로 분류됐다. 탈당을 감행한 김용태 의원과도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단일화를 이룬 바 있어 정치적 공감대가 깊은 편이다. 남원정의 나머지 한명인 원희룡 지사도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 원조쇄신파와 결을 같이 해온 나경원 의원과 비주류 중진 이종구 의원, 하태경 의원 등도 탈당 대열에 가세할지 주목되는 이들이다. 원외에서는 친이(이명박)계인 정두언·정태근 등 전직 의원과 일부 원외위원장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의 탈당과 함께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친이계 이재오, 정의화 전 의원 등이 창당작업에 동참하면서 여권내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등 잔류파로 찻잔 속 태풍 우려도

다만 당내에서는 개별 탈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주류 내에서 친박 축출에 동의하면서도 '탈당과 분당은 안된다'는 온건파가 존재해서다. 이들은 "잘못은 친박이 했는데 왜 우리가 나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비주류의 다른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의 움직임은 온건파의 향배를 좌우할 핵심 키(key)이다. 유 의원은 당내 개혁파로 분당이나 탈당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남경필·김용태 탈당 소식이 전해진 이날에도 "저는 일단 당에 남아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말했다. 비주류 상당수가 강경보다는 온건 노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유 의원의 이런 행보는 탈당 기세를 한풀 꺾이게 할 수 있다.

'버티기'로 일관하던 당 지도부가 비대위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탈당 러시에 제동을 걸 공산이 크다. 친박3-비박3인으로 구성된 '비상중진모임'21일 회동을 갖고 현 지도부 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뤘다. 나아가 이 안에 초·재선 의원 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재선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시한다면 비대위도 최고위원회의 의안으로 채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지도부가 내년 1월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접고 비주류가 주장해온 비대위 카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비주류 강경파들은 당을 깨고 나가 새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초·재선을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연쇄 탈당과 새누리당 해체 등 극단의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외의 여론과 국민여론은 심상치도 간단치도 않다. 탈당이든 아니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대통령 탄핵숫자가 적어 탄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친박을 제외한 정치권 뿐만아니라 국민들로부터도 버림받는 중대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한 새누리당 지지자는 그동안 수십년을 지지해 왔는데 이제 우리당은 세월호처럼 수명이 다했고 가라앉는 중이다. 빨리 탈출해 새로운 배를 만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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