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25시

정의화 국회의장, 금일 기자회견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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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규상 작성일 16-01-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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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 금일 기자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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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의 금일 기자회견 전문을 아래와같이 발표하였다.

국민 여러분,

오늘 현안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경제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선거구가 없는 무법 상태를 만든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제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만, 그동안 속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매일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뒤척이고 있습니다.

여당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의장이 결단을 해서 직권상정을 하면 될 텐데 왜 안하느냐고 요구할 때 여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인간적으로 어찌 곤혹스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의 고충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는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도 위법한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서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합니다. 이것이 현행법 하에서 제가 직권상정을 못하는 이유입니다.

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서 직권상정을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 할까 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저도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법안 제정 당시에도 제가 반대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노정했습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국회가 무기력한 식물국회가 될지 모른다는 당시의 제 걱정이 기우(杞憂)가 아니었습니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반드시 수정해야 합니다.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고쳐서 20대 국회를 맞도록 하는 것이 19대 의원 모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당에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잘못 짚고 있습니다. 오늘 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선진화법에서 위헌소지가 가장 큰 부분은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인 ‘과반수 룰’을 무너뜨리고 60%가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되도록 한 점입니다. 선진화법에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것을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즉, 60%의 찬성이 있어야 ‘안건 신속처리제도’ 적용이 가능하고, 법사위원회에 묶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려 해도 다시 상임위에서 60% 찬성을 요하는 것 등이 지금의 식물국회를 만든 주요한 원인인 것입니다. 따라서 해법은 ‘신속처리제도’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60%를 과반수로 개선하고, 법사위가 법안 체계자구 심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법조항을 개정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본질적 문제에 대한 수정 없이 직권상정 요건만 완화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의장의 직권상정은 국회의 정상적인 심의절차에 대한 예외 규정으로서, 그 요건은 매우 엄격하게 규정되고 해석되어야 합니다. 직권상정이 남용된다면 여야 간 대립을 심화시키고 상임위를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선진화법 개정은 ‘국회 운영에 관한 룰’을 바꾸는 것으로 여야의 충분한 협의가 필수적입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지난 67년 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회운영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이를 여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앞으로 국회 운영이 원만하게 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저는 현행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도 여야가 공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의 ‘일하는 선진화법’ 중재안을 마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국회에 묶인 쟁점법안과 선거구문제를 하루빨리 처리하라는 국민들의 애타는 요구에 이제는 정말 대답해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쟁점법안들을 처리하지 않고 설을 맞을 수는 없습니다.

묵은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설 이전에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여야 협상을 촉진하고 만남을 중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합니다. 쟁점법안과 선거구획정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진행된 논의를 바탕으로 타협가능한 조정안을 가지고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나가겠습니다.

요 며칠 제가 물밑에서 양당 관계자들과 이런 저런 접촉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합의의 9부 능선을 넘은 안건이 대다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현재 여야 간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모든 법안들은 현재의 합의수준에서 양 당이 대승적으로 반걸음씩만 양보하면 얼마든지 타결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선거구 획정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부터 저는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설 이전에 묵은 숙제를 반드시 풀어 국민들 걱정을 덜어드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양당에 호소합니다. 대승적으로 나라의 미래를 봅시다. 국회를 바로 잡읍시다.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반걸음씩만 양보한다는 자세로 저의 중재 노력에 화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절절한 심정으로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www.cop25.com
유규상 기자 ygs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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